학생작문 | 재미나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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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상백| 작성일 :20-11-24 09:22| 조회 :681| 댓글 :0본문
학교이름: | 연길시건공소학교 | 학교반급: | 4학년 3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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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름: | 김시은 | 학생전화: | |
지도교원: | 리춘연 | 교원전화: |
재미나는 우리말
어느 날 점심 무렵이였다. 할머니가 나한테 맛나는 밥상을 차려주었다. 상 한가운데는 곱돌장사귀가 있었는데 감자장이 흰 김을 내뿜으며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저도 몰래 꼴깍 군침이 넘어갔다. 그 때 할머니가 숟가락으로 감자장을 폭 떠서 후후 불더니 입에 넣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였다.

“어~ 시원하다!”
그 말에 나는 귀를 의심했다. 분명 흰 김을 내뿜으며 보글보글 끓고 있는데 시원하다고 하다니? 나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참 우습네요. 감자장을 랭장고에 넣어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시원해요? 그것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그러자 할머니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였다.
“이게 그래 시원하잖고 뭐가 시원하니?”

나는 살짝 곱돌장사귀를 만져보고는 톡 내쏘았다.
“이렇게 따가운데 시원하다구요?”
“야~참, 이게 그래 시원하잖니?”
할머니는 나를 골려주기라도 하듯 또 감자장 한술을 입에 떠넣으며 “시원하다”고 했다.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감자장을 조금 떠서 입에 넣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너무 따가워 하마터면 혀바닥을 델번 했다.
“앗! 뜨거워.”

나는 죽는다고 아우성을 질러댔다. 그러자 할머니가 재미있다고 호호 웃으시더니 이렇게 설명해주시는 것이였다.
“시은아, 사실 ‘시원하다’라는 단어에는 ‘선선하다’라는 뜻도 있지만 ‘마음이 후련하도록 거뿐하거나 흐뭇하다’라는 뜻도 들어있단다.”
“오~”
그제야 나는 할머니의 말을 리해할 수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말에 참 재미나는 것들이 많았다. ‘박수’를 거꾸로 쓰면 ‘수박’이 되고 ‘모자’를 거꾸로 쓰면 ‘자모’가 되였다. ‘중시’를 거꾸로 쓰면 ‘시중’이 되고 ‘지금’을 거꾸로 ‘금지’가 되기도 했다.

우리 몸의 배, 먹는 배, 타는 배와 같이 소리가 같은 말이였다. 할머니가 나더러 이것으로 뜻이 다르게 짧은글을 지어보라고 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때 할머니가 웃으면서 읊조리는 것이였다.
“나는 배에 앉아 배를 먹다가 배가 아파났습니다.”
“와!”
나는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할머니에게 손벽을 쳐주었다.

“시은아, 우리말이 참 재미있지?”
“네.”
“그럼 이런 재미나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하니?”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 우리 시은이 정말 똑똑하구나.”
나와 할머니는 서로 마주보고 웃으면서 즐겁게 감자장을 먹었다. 여느 때보다 그 감자장은 더 맛있었다.
지도교원: 리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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